오버하지 않은 평범한 영화, <존 큐>
글: 손성욱
2002년 03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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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를 대충보면, 공장 노동자인 '존 Q'는 평범하다기보다는 가난한 집안의 가장이다. 10살박이 아들인 마이크는 야구 도중 쓰러진다. 병원에 가니 심장 질환으로 빠른 시일내 수술을 하지 않으며 죽게된다고 병원에서 말한다. 하지만 인간적인 지원외에는 어떠한 공공적인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존 Q. 그는 결국 인질극을 버리게 되고 만다. 이러한 스토리는 누구나 생각해 낼 수 있는 흔한 스토리다. 하지만 영화 초반부에 나오는 "아들이 쓰러졌는데 보험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식의 얘기가 나오면 법정물이 되기 싶고, 인질극 얘기가 나오면 강한 액션 영화가 되기 싶다. 그런데 존 큐는 약간 예외다. 특별히 내세울만한 액션이 있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내용이 있는 것도 아니구. 어떻게 보면 내세울만한 것이 없는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이 뻔하디 뻔한 별 2개 짜리가 될 수 있는 영화에 적어도 별 3개 좀 더 쓴다면 별 3개 반까지 날릴 수 있는 이유는 어디 있을까. 그것은 다른 인질극 영화에서 보여주는 것과는 달리 존 큐는 한 인물에 집중하거나 오버하지 않았다. 이와 비슷한 류의 영화라면 덴젤 워싱턴의 역에 초점을 맞혀 그의 심정 변화로 이야기를 주된 내용으로 끌고 가던지 아니면 강한 액션을 보여 주었을 것이다. 그것도 아니라면 덴젤 워싱턴과 로버트 듀발의 긴장되는 협상에 초점을 맞쳤을 수 있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렇지 않다. 존 큐가 벌이는 인질극이 웬만해선 일어날 수 없는 얘기지만 그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러한 일이 일어났을 경우 벌어질 수 있는 장면들을 오버없이 그려내고 있다. 예를 들어 원무과장인 앤 헤쉬가 겪는 고민들이라든지 덴젤 워싱턴이 인질을 대하는 모습과 그들과의 대화들이라든지. 즉, 인질극의 과정들이 인위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가끔은 장면들이 코미디처럼 보이기도 한다. 평범한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이라는게 다 그렇지 않은가.)
존 큐는 부인할거 없이 전형적인 헐리우드 영화다. 평범한 인간과 거대한 사회의 부조리와 대립시킨다. 여기에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협상 테이블. 이것을 중개하는 미디어 매체. 거기에 범법을 저질렀으면서도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엔딩. 아마 범법이 해피 엔딩으로 끝날 수 있음은 미국의 배심원 제도를 잘 이용한 헐리우드식 영화의 특징일 수 있을 것이다. 헐리우드 영화의 전형을 따르는 이 영화의 엔딩은 영화 초반부를 볼 때부터 누구나 알아 차릴수 있는 것이다. 뻔한 얘기임에도 우리가 극장을 찾아 감동을 받을 수 있다면 오버되지 않은 영화이기 때문일 것이다. 배우들도 마찬가지다. 이 영화는 인상적인 배우들이 여럿 나오나 연기는 그저 그렇다. 덴젤 워싱턴이나 로버트 듀발 같은 배우는 이제 어느 정도 선에 올라선 듯 싶다. 별다른 큰 노력 없이도 웬만큼은 보여 줄 수 있어 보인다. 너무 감정적으로 연기했다면 영화자체가 흐트러 졌을테지만 말이다.This article is from http://www.cinelin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