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기 나이트> 가족으로의 회귀 혹은 진정한 가족영화
글: 여임동
1999년 09월 01일
감독: 폴 토머스 앤더슨
출연: 버트 레이놀즈
1.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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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70년대 - 가출
영화는 70년대 그 중에서 가장 천박하고 더러운 곳이라는 포르노 영화계 속으로 카메라를 들이민다. <근엄주의가 판치는 50,60년대 상황에서 아이들이 가장 멀리 벗어날 수 있고, 유혹적인 공간은 성적인 공간이다> 하지만 디스코 음악을 따라 유유히 그 안을 헤집고 다니는 카메라 속에 비쳐지는 그 곳은 세상과 그리 다를 바가 없다. <그러니까 아이들은 벗어나고 탈주하지만 똑같은 곳만 맴돌고 있었다> 포르노라는 세계는 각자 자신이 맡은 역할에 따라 일을 하는 것 뿐이며, 촬영과 필름의 양에 맞게 섹스를 할 준비가 되어있어야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마치 삶 속에서 시간에 맞게 자기의 일을 하는 것처럼..
하지만 영화와 영화 밖 현실은 그 일의 특수성 만큼이나 극단으로 달린다.하느님이 주신 재능(큰 물건을 소유한)의 소유자 에디는 가족 안에서는 [패배자]에 불과하며 <그런 면에서 에디 어린이는 하느님의 뜻을 반영하는 인물이다>, 리틀 빌은 눈 앞에서 자신의 아내에 불륜 관계를 맥없이 바라볼 뿐이며, 포르노 여스타인 앰비는 자신이 낳은 자식을 만날 수 없는 위치에 있을 뿐이다. <이미 가족은 어쩌면 떠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곪아 있었다>
덕 디글러라는 이름으로 바꾸고 스타가 되는 에디. <그는 가족을 떠남으로써 아니, 떠나야만 성공한다> 그리고 계속된 성공은 70년대 포르노 영화의 상업적 성공으로 이루어지며(혹은 그 반대도 가능한) <70년대의 시작은 기성세대(가족)으로부터 멀리 도망간 졸업과 이지라이더이지 않았는가? 그것도 매우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낸> 이 포르노를 만드는 세상 혹은 포르노 그 자체는 그래서 떠나온 사람들에 행복의 시간이다. 하지만 70년에서 80년으로 변화되는 시간은 영화와 비디오의 교체 시간이자, 이곳에 아이들에게 변화를 요구하는 지점이 된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미래의 불행을 예측이나 한듯이 혹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순교처럼 리틀 빌은 불륜의 관계에 있는 아내와 남자를 쏴죽이고 자살한다. <가족의 굴레를 벗어난 자들이 그 가족이라는 것에 대한 그리움을 표시하는 방법은 극단적이 된다>
3. 80년대 - 새로운 가족의 형성
이제 포르노 영화는 그 싼 비디오 테입처럼 지루하게 반복될 뿐이며 아이들은 절망하거나, 새로운 삶을 찾거나, 새로운 방법(더 강렬한)의 영화를 만들려고 시도 한다. (에디는 더 이상 제 구실을 못하는 자신의 물건처럼 끝없이 절망의 나락으로 빠지며, 흑인 배우는 새로운 일을 하려고 하며, 영화감독 잭 호너는 더 강렬한 영화를 만들려고 한다) 하지만 언제나 그들에게는 [포르노]라는 사회적 죄, 혹은 굴레가 씌어져 있을 뿐이며, 그와 동시에 70년대 시간은 현 80년대에 있어서 잊혀져야만 할 기억들이다. <집안의 화목은 가출의 기억을 지워버리는 길이 우선인 줄 아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건 위선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게 서로 떨어져서 삶의 하강곡선에 있던 사람들은 다시 모이게 되는데, 아이러닉하게도 그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것은 전혀 어울리지 않을 듯한 [가족애]이다. <현실이 모순 덩어리라면 오히려 그 모순을 바로 잡는 것은 아이러닉한 가정일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집단 공동체인 가족은 예전의 영광을 희망하면서 [영화]를 찍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서 가족은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말하지는 않는다 (에디는 영화 끝까지 진짜 가족과는 화해를 안한다) 그러니까 집을 떠난 아이들은 그들 나름대로 또 하나의 가족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가족은 혈연을 벗어난 가족의 형성이라는 점에서, 그 형성의 기반 혹은 토대가 매우 불안정함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가져본다는 점에서 새로운 [공동체]의 건강함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4. 90년대 - 모순의 해결방법
폴 토마스 앤더슨은 70년대와 80년대의 그 굴곡점을 살피며, 성공의 땅 미국의 허상을 가장 미국적인 포르노라는 세계를 통해 고발한다. 성공한 자는 존재 하지만 실패하면 매장되는 세상은 겉으로는 인간의 계속되는 노력과 능력을 치하하기 급급하지만<단지 물건이 크다는 재능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는 세상을 보라> 그 뒤에서 그 속도의 경쟁장에서 밀려나는 사람들의 아픔은 보여주지 않는다 <이제 인간이 주체적으로 시대를 만들어가는 시간은 적어도 미국 안에서는 가능하지 않다. 시대의 조류에 따라가지 못하는 인간(주체적인 변화를 꾀하지만 결국은 수동적인 위치에 있는)은 자살해야 한다>
90년대에서 70년대와 80년대를 돌아보는 것, 그건 그러니까 과거의 기억들과 새롭게 조우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해결의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어른이 되버린 70년대 아이들의 매너리즘을 90년대 아이들의 반항 혹은 일탈(마치 70년대 아이들이 그랬던 것처럼)로서 해결하기 보다는 <얼마나 많은 영화들이 이 유혹에 빠졌던가?> 과거로 돌아가 천천히 다시 한번 살펴보자는 말이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70년대 아버지와 90년대 아이들이 함께 보아야만 할 진정한 <가족영화>다.
- 길어지는 잡담은 언제나 말도 안되는 정당성을 구한다 - 미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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