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릭스 2 리로디드> 새로울 것 없는 시대, 클론의 시대가 낳은 유니크한 창작물
글: 이종열
2003년 06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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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 2 리로디드>(이하 <리로디드>)는 오락영화다. 눈이 놀라고 입이 탄성을 내지르는, 몸이 먼저 반응하는 영화인 것이다. 이 영화에 철학이 없다고 말하는 자, 유치하다고 말하는 자는 불쌍하다. 이 영화에서 철학 따위를 찾지 않아도 좋다. 하지만 찾고자 한다면 자기가 아는 만큼만 가져가도 상관없다. 철학 하면 심오함이라고 생각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매트릭스>처럼 액션으로 철학할 수도 있다.
또 이 영화는 유치하지 않다. 슈퍼맨처럼 날아다니고 일대 다로 싸우는 것에 대한 피상만 보지 말라. 음속(音速)을 시각적으로 재현하려는 영화적 노력에 동공을 열어라. 시간의 순간을 쪼개고 쪼갠 조각이 어떻게 영상화되어 있는지, 100분의 1초를 발견했을 때의 쾌감이 담겨있는, 코믹스 <드래곤볼>의 초샤이아인 같은 초월의 움직임을 보라. 눈으로 직접 보는 이 순간은 얼마나 매혹적인가. 앞으로는 단 1초 동안 벌어진 순간을 이야기로 만든 영화도 탄생할 것이란 걸 <리로디드>는 보여준다.
이 영화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는 <매트릭스 3 레볼루션>에서 내려져야 할 것이지만 2편은 그 독립된 자체만으로도 빼어나다. 2편에는 속도전을 비롯한 시공간의 유니크한 해석을 절정에 가깝게 구축해 놓았다. 또 여러 영화(<공각기동대>, <에반게리온>, <터미네이터>, <스타워즈>, 무술과 액션으로 대표되는 홍콩영화, 일본 사무라이영화 등)를 차용하면서 흥미로운 텍스트를 읽게 만든다. 더 이상 새로울 것 없는 시대, 클론의 시대가 낳은 유니크한 창작물 이 아닐 수 없다.
이 영화에서 새로운 걸 구하지 말라. 저 장면 어디서 본 거라구? 오버한다구? 내용이 뻔하다구? 그래, 이 영화는 과거의 대중문화를 혼합하고, 무한 상상을 펼치는, 오락영화인데 무엇을 더 바라는가. 영화를 보면서 몸이 공중부양함을 느낀 당신, 진정 이 영화를 즐긴 사람일 지니. 당신은 매트릭스의 통제를 받지 않은 자유로운 관람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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