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펙스> 미친 듯 사는 것이 삶의 지름길
글: 노정규
2003년 09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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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국에서는 혐오스러운 모습일수도 있기는 하지만 미국 같은 외국에서는 출근길 같은 러시아워 시간대에 정규적으로 이러한 모습이 빈번히 노출된다. 물론 상업적인 생계의 수단으로 나타나는 것이 목적일 수 도 있다. 좀더 쉽게 이야기를 하자면 작년 말에 개봉된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영화 <어느날 그녀에게 생긴 일>에서 길가에 예언자의 모습을 상상한다면 쉽게 상상이 갈 것으로 사료된다.
<케이-펙스>는 위에서 말한 약간은 정신이 이상한 한 남자의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보여준다. 자신이 외계인이라며 케이-펙스라는 행성이 존재한다는 주장을 늘어놓은 채 정신병원에 있는 환자와 그 환자를 바라보고 관찰하는 정신과 의사의 모습을 통해 우리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케빈 스페이시의 프롯역은 실제로 정신병원에 있는 환자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200%의 연기력을 구사한다. 사실 이 작품은 2003년 올해 초에 개봉한 <데이비드 게일> 보다도 2년 전인 2001년에 개봉하여 미국에서는 개봉이 이미 됐고 한국에서는 다소 늦게 개봉이 됐다.
도무지 마음을 알 수 없고,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추측하기 힘들 정도의 무표정한 포커 페이스의 대명사인 케빈 스페이시의 이번 연기야말로 배역선정에 있어서 안성맞춤인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와 더불어 <컨텐더>에서 대통령역할을 인상 깊게 한 제프 브리지스가 정신과 의사 역을 맡아 케빈 스페이시의 연기력과 함께 극의 조화를 이루는데 성공적 역할을 한다.
이 영화의 핵심인물인 프롯의 현재모습과 과거모습을 최면이라는 도구를 통해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다소 진부할 수 도 있다. 뿐만 아니라 120분의 긴 런닝타임 동안 SF와 드라마, 스릴러를 넘나드는 다양한 장르상에 구성방식은 관객들로 하여금 주제의식을 낮추게 하는 저해요소로 작용할 수 도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프롯이라는 인물에 대한 동정과 감정이입이 사건에 대한 복선구조를 통해 나름대로 관객들에게 소통을 전달한다. 프롯이라는 인물이 왜 자기의 정체성을 가린 채 외계인이라는 주장을 내세우는 지 또한 케이-펙스라는 행성이 존재하는 이유 등 현재 우리의 삶에 대한 존재와 이유를 결합시켜 해석시키고 있다.
이 영화는 가만히 살펴보면 슬프다. 그리고 외롭다. 하지만 영화에서 보여주는 요소를 결합시킨다면 분명 가족에 대한 희망과 사랑을 전달한다. 그리고 우리는 아직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다는 것을 밝혀 준다. 슬픈 영혼을 지닌 과거의 아픔이 결코 절망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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