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토라레> 언어가 아닌 마음으로 읽어라
글: 노정규
2003년 12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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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사고로 부모를 잃고 할머니 밑에서 자란 주인공은 자신이 사토라레라는 것을 모른 채 의사가 되어 일을 한다. 그러던 중 사토라레특별관리위원회에서 파견된 정신과 여의사를 만나면서 여러 해프닝들이 벌어진다. 그와 더불어 주인공자신에게 닥치는 많은 난관들에 대한 대처모습들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는 우선 몇 가지 특별한 점을 발견할 수 가 있다. 첫 번째는 사토라레의 마음을 음성효과음으로 들려주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대처하는 지를 코믹하게 보여주고 있다. 멜 깁슨 주연의 헐리웃 영화 <왓 위민 원트>에서는 우연한 사고로 상대방의 마음을 읽게 되는 한 남자의 모습을 그린 반면 이번 작품은 상대방이 자신의 마음을 읽게 된다는 정반대의 설정을 가지고 있어 조금은 색다른 맛을 느끼게 한다.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 독심술은 예전부터 영화속에서 소재로 많이 사용되어 왔지만, 그와 반대인 사토라레를 영화 속에서 나타낸 것은 드문 일이다. 두 번째는 웃음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다지 스토리라인이나 상황설정이 부자연스럽게 웃음으로 일관하지 않고 있으며 더 나아가 자연스러운 감동으로 이어진다. 일본특유의 아이러니컬한 웃음도 여기서는 그다지 많이 나오지 않고 있어 특유의 일본 색을 부담스러워하는 관객들에게는 괜찮을 것이다.
세 번째는 확장개념 즉 주제의 파장성이 나름대로 작금의 우리들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영화의 후반부로 갈수록 언어로 모든 것을 표현하려는 지금의 우리들 모습에서 마음으로 전달되는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는 민생의 문제를 뒤로 한 채 당익당락에만 치우치는 한국의 국회위원들 모습과도 비슷하여 동감을 불러일으킨다. 말이 앞서는 세상, 목소리가 큰 사람이 이기는 세상에서 마음으로 전달되는 진실된 세상을 꿈꾸는 우리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전파한다.
사토라레를 의지전파 과잉증후군으로 불리우기도 한다.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생각들이 강한 사념파로 타인들에게 전달된다는 사토라레는 어쩌면 지금 국민들의 마음을 무시하고 있는 정치인들에게 필수적으로 관람을 요하는 영화이다. 국민들의 강한 사념파가 국회위원들은 아직 모르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알면서도 모르는 채 하고 있는지 이 영화를 보면서 시종일관 씁쓸한 마음을 지우기가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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