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명의 여인들
글: 김관식
2004년 03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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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개봉을 기다려온 영화지만 오종 감독이 연출했고 여러명의 멋진 여배우들이 나온다는 것 이외에 아무런 정보 없이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뮤지컬이더군요. (모 신문의 평을 따르자면 단지 뮤지컬을 차용한 영화-인 것인지도 모릅니다만.)
재미있는 영화였습니다. 이미 클루(clue)라는 게임에서 출발해서 1985년에 영화화된 동명의 영화, 그리고 얼마전 개봉했던 '고스포드 파크'까지 밀실살인영화(?!)는 언제나 보는 이가 머리를 굴려가며 추리하게 만드는 즐거움을 줍니다. 이 영화는 그런 영화입니다. 게다가 '고스포트 파크'의 경우처럼 누가 범인인지보다 더 중요한 것, 이른바 추리라는 장르를 차용해서 말하고 싶은 것을 더욱 부각시키는 감독의 연출은 박수받아 마땅합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분명 뮤지컬 영화입니다. 오종감독이 뮤지컬과 선뜻 연결되지 않는다고 해서 그가 '뮤지컬의 형식을 빌려왔다'는 투의 말을 갖다 붙이는 것은 부당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리고 아무리 비교해 보아도 이 영화에서의 노래 장면들은 고전인 '사운드 오브 뮤직'이나 또 다른 좋은 뮤지컬 영화로 기억에 남는 '어둠속의 댄서'와 전혀 다를 것이 없습니다. 물론 코미디였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어째서 매번 배우들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관객들은 웃음보를 터뜨렸던 것일까요? 우스꽝스럽지만 가사 한줄 한줄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아마도 그런 마음들을 숨기기 위해서는 아니었을까 의심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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