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싶은 여자
글: 김관식
2004년 06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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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경미한 스포일러가 있을지도 모름>
죄다 아는 줄 알고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모르는 것 투성이인 여자와 함께 '아는 여자'를 보러갔다. 장진 감독이 처음부터 '네 멋대로 해라'의 전경 캐릭터를 그대로 옳겨 놓겠다고 공언했다던 (- 확인되지 않은 소문) 이 영화는 바로 그 '전경' 캐릭터의 이나영으로 인해 기대하고 있었다고 말해야 할 듯. 물론 장진이 지금까지 만들어 온 입지와 이나영의 캐릭터를 단순하게 저울질 할 수는 없지만, 이상하리만치 이 영화는 장진이라는 이름보다는 이나영이라는 이름으로 내게 다가왔고, 이런 점이 감독의 입장에선 좀 슬픈 현실이었을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영화는 좋다. 이제 실제 이나영의 캐릭터가 바로 '전경- 혹은 필기공주'의 그것이 아닐까 하는 헛된(?) 상상으로부터 시작해서 이제 이나영을 개인적으로 알고 싶다는(영화에서 그에게 배운대로 스토커가 되려는 것인가!) 생각까지 스물스물 들게 되는 것을 보면 이 영화에서 이나영의 캐릭터는 100% 적중했다고 보여진다. 게다가 영화의 전체적인 '장진'식 짜임새는 감히 지금까지의 장진 영화중 가장 유쾌하고 위트있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게다가 주인공이 정재영이나 이나영이 아닌 전봇대라니! (-.*)
이런 식이라면 장진 감독의 영화도 계속해서 꾸준히 환영받을 것이고, 이나영도 꾸준히 알고 싶은 여자 배우의 위치를 지키게 될 듯. 사실 이나영을 좀 부각한 개인적인 호들갑이었지만, 칭송해 마지 않았던 장진의 전작 '킬러들의 수다'보다 더 좋은 느낌이 드는- 그야말로 흠잡을 곳 없는 '감독 장진'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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