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폭 마누라> 영화가 끝난 후 서정희씨가 떠오른 이유 :::
이종열 | 2001년 09월 29일
조회 15998
영화가 끝난 후, 가장 먼저 떠오른 이는 서세원의 아내인 서정희 씨였다. 부디 <조폭 마누라>가, '어쨌든' 본전이라도 뽑길 바란다.
<조폭마누라>는 한국영화에서 깡패영화의 붐이 일시 중단되어야 하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작품이다. 깡패영화 흥행의 정점에 선 <친구>와 <신라의 달밤> 보다 늦게 도착한 <조폭 마누라>는 여자 깡패를 내세워 뭔가 새로움을 시도했지만 <친구>의 의리와 <신라의 달밤>의 코믹 설정보다 부족한 함량으로 인해, 익히 보아온 식상한 깡패영화에 머물렀다.
제작자 서세원은 시나리오를 수십 번은 읽어보고 이 영화에 투자를 결심했을 것이다. 사실 소재만으로도 이 영화는 구미가 당긴다. 여자 조폭이 사랑하는 누이를 위해 결혼을 결심하고 애 낳기에 도전한다는 내용은 깡패가 선생이 되고 모범생이 깡패가 된다는 설정만큼이나 매력적인 것이다. 그러나 남 웃기기란 울리기 보다 쉽지 않은 법. <신라의 달밤>서 드디어 코믹영화의 작가적 정신을 보여준 김상진 감독도 수년이 걸렸듯 신예 조진규 감독으로선 이번 영화가 다소 힘겨운 싸움이었다. 그의 수준은 딱 김상진 감독의 데뷔작인 <돈을 갖고 튀어라> 만큼이다.(이것도 사실 좀 후하다. 단지 서정희 씨 생각에….)
몇몇 기발한 에피소드만으로 웃기는 깡패영화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웃기는 데에도 지능적일 필요가 있는 것인데 <조폭마누라>는 직접적이고 순간적인 제시가 대부분이다. 사투리나, 슬랩스틱으로 관객이 대소하던 시대는 지났다. 지금 우리가 바라는 건 <엽기적인 그녀>의 '소나기 엽기버전'이라든가 <신라의 달밤>의 '접어' 같은 의외성 웃음이다. <조폭마누라>에도 이런 장면이 더러 있긴하다. 긴 웃음을 끌어냈던, 의도를 잘못 해석한 신은경의 손가락 애무나 강아지 인공호흡이 그것. 이런 설정이 좀 더 많았더라면 <조폭마누라>는 서세원의 예상대로 전국 300만 도전이 수월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기적을 바랄 뿐이다.
그래도 남희석의 예상대로 이 영화가 60만을 내다볼 수 있는 건 신은경이 있어서다. 그녀는 적어도 <신라의 달밤>의 김혜수 보다는 나은 연기를 보여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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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열
*취미-비디오 테잎 모으기, 영화일기 쓰기
*해보고 싶은 역할-엑파의 멀더
*내 인생의 영화-수자쿠
*이상형-스컬리+강철천사 쿠루미
*좋아하는 배우-소피마르소, 줄리 델피, 전지현, 조재현, 김유미
*감독-이와이 슈운지, 장선우, 에밀쿠스트리차, 키에슬롭스키, 기타노다케시
*싫어하는 것-아프다는 말, 로빈윌리암스 출연 영화, 가루약, 교복이 어색한 꼬질꼬질한 여중생, 스페이스 A의 루루, 양미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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