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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원 밖으로 나갈래요 :::


이민우 | 2001년 11월 30일
조회 3208


한일 합작 영화 <>는 낯익은 일본배우와 한국 배우를 볼 수 있다는 재미 외에, 심각한 주제를 독특한 유머감각과 비쥬얼 형식으로 풀어냄으로써 관객의 흥미를 유발한다.

이 영화의 컨셉은 재일교포 3세대 청년이 일본과 한국 국적이 주는 사회적 굴레에서 벗어나, 자기자신만의 삶을 주장하고 그렇게 살아간다는 내용이다.

주인공인 스기하라에겐 국적이 중요하지 않다. 그의 아버지도 북한의 국적을 버리고 한국 국적으로 산다. 이들에게 국적은 아무 의미가 없다. 그저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스기하라의 일본여자친구 사쿠라이는 농구장에서 스기하라의 성난 눈빛에 반한다. 그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헤어지지만, 자신이 사랑한 것은 스기하라라는 남자임을 깨닫고 돌아온다.

일본 사회에서 한국인은 여전히 편견과 불평등의 대상이다. 그러나 어떻든 그 사회에서 살아가야 한다. 그러기에 그들은 강해지려 한다. 스기하라의 아버지는 어린 스기와라에게 복싱을 가르치기 전에 묻는다. '팔을 뻗어 몸을 돌려봐라. 뭐가 생기지? 원이요. 그 원안에 있으면 넌 안전하다. 반면 원밖으로 나가면, 온갖 위험이 도사리고 있고 원밖의 강적을 물리치는 거다. 무엇을 택할래?' 스기와라는 대답한다. '원 밖으로 나갈래요' 이들은 현실의 굴레에서 안주하며 사느니, 그들과 맞서길 택한다. 그것이 그들에겐 진정한 멋진 삶인 것이다. 이들 부자는 일본사회에서 편견에 대항해 당당하게 살아간다. '나는 나다 . 나의 국적이 무엇이든 그것이 중요한가?' 이런 자세로 말이다. 그러나 그들은 해결책을 자신의 정체성에서 찾으려 하면서, 국적을 무시하는 경향이 얼핏 보인다. 물론 마지막에서는 자신의 한국이름을 떳떳이 밝히고 여자친구와 재회하는 스기하라의 모습이 인상적이기 하지만 말이다.

스기하라와 그의 친구들은 달린다. 원 밖의 세상속으로 질주한다. 그 모든 억압을 깨부수려는 듯, 거침없이 나간다. 그리고 주먹으로 깨부순다. 이만큼 달리기와 복싱은 반복되는 중요한 모티프이다.
내용은 그리 특이하지 않는 우리가 아는 일이다. 이러한 이야기를 감독은 기발한 구조로 풀어나간다. 주인공의 나레이션이 이야기의 맥을 짚어주고 현재와 과거가 왔다갔다하는 복합구성이다. 그리고 처음과 라스트가 순환되는 구조이다. 처음씬 농구장에서 여자의 웃음소리까지 들리고, 그 사람이 누군지 궁금케 했다가, 라스트에서 여자친구의 고백으로 그 웃음소리가 사쿠라이의 것이었음을 알게된다. 이런 구성은 오손 웰즈의 시민케인의 구조와 비슷하다. 시민케인에서도 로즈버드라는 단어가 모티프가 되어 첫장면에 케인의 대사로 나오고, 마지막 장면에서 불타는 썰매에 로즈버드라는 글씨가 나타나면서 사건의 정황을 알려주면서 순환하는 방식을 취한다.그리고 달리고 쫓고, 그 와중에 스톱모션으로 인물 이름 자막 나오고, 인물소개하고 그 사람에 대해 과거회상을 통해 좀더 자세히 소개되다가 전에 스톱모션된 장면으로 돌아오는 구성기법은 대니 보일의 <트레인스포팅>과 흡사하다. 또한 철교에서 스기하라가 고등학교 선배가 헤어지는 장면에서 카메라가 팬하여 현재의 스기하라와 정일로 돌아오는 것은 현재와 과거를 한 장면에서 오가는 테오 앙겔로풀로스 율리시즈의 시선의 도입부와 비슷하다. 물론 몇백년을 지나는 <율리시즈의 시선>의 깊이감에 비하면 턱없이 얕지만 말이다.

연애하는, 연애를 강조하는 남녀 주인공 스기하라와 사쿠라이는 반항적이면서도 밝고 매력적이다. 약간 성숙하고 퇴폐적인 느낌을 주지만, 왠지 그들에겐 정감이 간다.






이민우
사람들은 내 첫인상을 차갑다고 한다. 실제로 털털함은 없는 듯 하다. 하지만 내 자신은 감상적이고 따뜻하며 허점투성이라고 생각한다. 가끔 나의 미숙한 모습에 실망하곤 하지만, 오히려 그러한 어리숙한 면이 사람들을 대할 때 편안하고 솔직한 인상을 주기 때문에, 지금의 나에게 만족한다. 앞으로도 인간적인 이민우는 반드시 지키고 싶은 나의 모습이 될 것이고, 내가 만드는 영화의 색깔도 지극히 솔직하고 인간적일 것이다.

 이민우 님의 다른 기사 보기 >><< 이민우 님과의 대화 


Readers' Comments

마치 영화를 본 듯 하네요.. titans88(정현우) - 2001/1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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