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빙 하바나> 최은희, 신상옥 그리고 아투로 산도발 :::

이종열 | 2002년 01월 13일 조회 3622
시사회로 <리빙 하바나>를 다시 보았다. <리빙 하바나>는 45일 전, 숭실대에서 본 적이 있다. 근처 식당에서 김치찌개를 먹고나서 본 이 영화는 불행히도 영사기사의 서투름으로 인해, 제대로 된 관람을 하지 못했었다. 달그닥 필름 돌아가는 소음과 잦은 영사사고는 사운드가 생명인 본 영화를 무성시대로 돌아가게끔 했으며 자주 흐름을 끊었다. 때문에 관객의 절반 이상이 상영도중 자리를 떴다.
어떤 영화든 끝까지 본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는 나는 힘겨워하며 <리빙 하바나>를 지켜보았었다. 그리고 오늘, 재차 관람을 통해 감동의 깊이는 더 깊어졌다.
영화를 보며, 몇 해 전 북한을 탈출해 예술표현의 자유를 얻은 최은희-신상옥 커플이 떠올랐다. 그들은 1978년 영화제작 협의차 홍콩을 방문하던 중 북한으로 납치되었었는데 8년만인 1986년 3월 13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미대사관을 통해 극적인 탈출을 했던 것이다.
<리빙 하바나>의 주인공 아투로 산도발(앤디 가르시아)도 음악 예술의 자유를 위해 억압의 쿠바를 떠나, 공연 도중 그리스 주재 미대사관을 통해 극적인 탈출에 성공한다. 그는 국가의 수단과 목적에 바치는 예술이 아닌 진정한 예술을 위해 모험을 감행할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그는 자유로운 즉흥 발상과 감각을 특징으로 하는 재즈아티스트인 것이다.
아투로 산도발이 얼마나 유명한 트럼펫 연주자인지는 잘 알 수 없지만(검색엔진에서 살펴볼 수 있는 것을 보니 명인이기는 한가보다.) 실화에 기초했다는 <리빙하바나>는 자유와 예술을 위해, 목숨까지 건 탈출을 감행한 한 예술인을 흥미로운 재즈 선율에 담아 잘 보여준다. [★★★]
※덧말: 고등학교시절, 음반을 구입하기도 했던 글로리아 에스테판의 간만의 모습, 많이 늙어있었지만 반가웠다. 조연 연기도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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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열 *취미-비디오 테잎 모으기, 영화일기 쓰기
*해보고 싶은 역할-엑파의 멀더
*내 인생의 영화-수자쿠
*이상형-스컬리+강철천사 쿠루미
*좋아하는 배우-소피마르소, 줄리 델피, 전지현, 조재현, 김유미
*감독-이와이 슈운지, 장선우, 에밀쿠스트리차, 키에슬롭스키, 기타노다케시
*싫어하는 것-아프다는 말, 로빈윌리암스 출연 영화, 가루약, 교복이 어색한 꼬질꼬질한 여중생, 스페이스 A의 루루, 양미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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