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스 다이어리 :::

원호성 | 2005년 01월 13일 조회 2928
에스 다이어리
<에스 다이어리>는 이론에는 더할 나위없이 충실한 영화다. 장혁과 김선아의 이별 장면으로 시작되는 영화는 '왜 너가 남자들에게 버림받는지 그 이유를 찾아봐라' 라는 나름대로 진중한 이유를 던지며 문을 연다. 그러나, 그게 전부다. 과거의 추억을 들추며 자신의 부족했던 부분을 찾는게 아니라 오직 복수만이 남아버린다. 그것도 무슨 거창한 복수가 아닌 치졸하고 자잘한 복수만이 말이다.
나름대로 김선아의 과거 연애담이 나오는 전반부는 알콩달콩한 재미가 있다. 전혀 다른 세가지 방식의 연애는 버라이어티쇼처럼 골라먹을 수 있으니까. 그러나 김선아가 복수를 감행하는 순간부터 영화는 완전히 갈 길을 잃어버린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거냐? '왜 차였는가' 를 찾는게 아니라 '돈을 받아내고 복수해야지' 가 주종이 되어버린다.
그래도 이 영화에서 건질 것은 짧게 스쳐지나갈 뿐이지만, 외국영화에선 이미 보편적인 코드 중 하나인 '여성의 긍정적 친구로서의 호모' 캐릭터이다. 캐릭터의 운신의 폭이 좁은 한국영화에서 비록 조연일 뿐이지만, 저러한 호모 캐릭터의 등장은 사회적으로 소수의 입장에 서있는 그들에게 대해 거부감을 덜어주는 동시에, 여성 캐릭터가 홀로 설 수 있는 공간을 좀 더 폭넓게 마련해 줄 수 있다는 면에서 매우 긍정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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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호성 기타노 다케시. 사부. 홍상수. 김기덕. 이창동. 케빈 스미스. 장진. 김상진. 왕가위. 우라사와 나오키. 타카하시 루미코. 강모림. 시오노 나나미. 솔제니친. 자우림. 불독맨션. 이승환. 조성우. 이동준. 히사이시 조. 안성기. 강신일. 조재현. 김호정. 장진영. 이정재. 그리고 기타노 다케시 It's my Lif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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