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스> 잔혹한 성인용 동화
글: 원상이
2001년 0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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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표적인 영화들이 이미 씨리즈가 4편까지 나온 '사탄의 인형( Child's Play) 나 개가 등장한 '맥스 3000 ( Men's Best Friend )', '쿠조'같은 영화들이라 할 수있겠다.
그리고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돌스' 또한 그런 호러영화들 중의 한 편이다.
하지만 영화는 위에서 잠깐 언급했던 영화들에서처럼 단순히 위협적인 존재가 나타나서 그냥 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무차별 학살하는 영화는 아니다. 오히려 영화는 인형이 등장하는 성인용 동화에 더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다.
굳이 따지자면 몇 년전인가 책으로 출판되서 꽤 인기를 끌었던 '알고보면 잔인한 그림동화' 같은 류의 영화라고나 할까.
영화엔 두 종류의 사람이 등장한다. 굉장히 이분법적인 상황설정인데 바로 '사악한 어른'과 '순진한 아이 ( 혹은 어른 )'이라는 설정이다. 순진하고 착한 주인공이 사악한 어른을 이긴다는 설정은 우리가 흔히 봐왔던 '헨젤과 그레텔'류의 동화에 다름아니다. 특히나 영화속에서 위협적인 존재로 비춰지는 인형들또한 이 '순진한 아이'의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인형들은 영혼을 가지고 있는 존재이고, 그들이 사람을 죽이는 이유는 어른들이 동심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 영화속에서는 동심을 잃지 않고 있던 어른 주인공을 친구로 간주해 인형들이 죽이지 않는다. )
이 인형을 만든 외딴 집의 부부 역시 영화속에서 대놓고 인형들이 살인을 저지르는것은 그들이 동심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 이 부부는 영화속에서 착한 마녀 정도로 묘사되고 있다. )
그렇다면 영화는 이런 동화같은 모습을 띠며 전혀 호러적이지 않은 모습을 가지고 있느냐라고 물어보면 그건 아니다.
'좀비오' 와 '지옥인간'같은 호러수작들을 만들어 낸 걸출한 감독답게 영화는 호러팬들을 만족시켜줄만한 장면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역시 영화의 주를 이루는 인형들의 살인장면은 간만에 아날로그적 호러의 우월성을 보여주며 호러팬들을 만족시켜주고 있다. ( 아니,아니 탁군이겠지. )
특히나 마치 '101마리 달마시안'의 크루엘라를 연상시키는 싸가지 만땅의 주인공 주디의 새엄마를 죽이는 살인 시퀀스는 특히나 뛰어난데 인형들의 소름끼치는 표정과 실실 웃으며 다리에 톱질을 가하는 장면들은 정말 뛰어나게 표현되어 있다.
그 외에도 불량여성과 인형들간의 한 판 격투씬, 초반 주디 상상속에서의 테디베어와 주디 부모님간의 몸싸움등등 이미 비주얼적으로 뛰어난 호러영화를 보여주었던 감독의 역량이 드러나는 장면들이 영화곳곳에 포진해 있다.
이렇게 잘 나가다가 갑자기 동화풍의 분위기로 바뀌는 것이 어처구니없을 수도 있겠지만 감독 스튜어트 고든의 이후 행로를 생각해보면 이해할 수 있을 법도 하다.
스튜어트 고든 감독은 계속적으로 호러영화를 만들어내고 있는 '리-애니메이터'의 황금콤비 브라이언 유즈나와 달리 이후 '애들이 줄었어요' 프로젝트나 거대 헐리웃 로봇 특촬물인 '로보족스' 같은 영화들에 참여함으로써 이제 자신의 관심이 사람들의 내장을 끄집어내거나 사지를 절단하는 영화에서 떠났음을 시사하고 있다.
( 음...이블 데드의 샘 레이미도 그런 것 같더만....췌.... )
'돌스'는 86년도 작품답게 최근 호러영화들에 비하면 그리 뛰어나지 않은 특수효과를 보여주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최근 나왔던 '처키의 신부'같은 영화들보다야 훨씬 더 재미있는 영화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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