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 스크린에 펼쳐진 거대한 판타지
글: 원상이
2002년 01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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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군은 예전에 한 번 소설을 읽어보려다가 지루한 문체에 치를 떨며 읽던걸 중단한 적이 있었는데, 그래서 처음에는 아무리 피터 잭슨이 만들었다고 해도 그리 구미가 당기지는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영화가 개봉하기 전부터 반지의 제왕에 대한 주변의 반응은 놀라운 것이었다.
작년 12월에 개봉했던 '해리 포터'가 재미있다, 재미없다라는 단순한 평가만을 놓고 봤을 때, 거의 의견이 반반으로 갈려졌던 반면에 이 반지의 제왕은 만장일치로 호평을 받아냈던 것이다.
imdb에서의 경이적인 관객 평점 (처음엔 9.8까지 받았다고 하나, 1월 7일 현재 9.2를 기록하고 있다. 이것도 놀라운 일임엔 틀림이 없다.), 그리고 영화를 본 사람들 모두가 꼭 한 번 봐야할 영화로 반지의 제왕을 꼽았던 것이다.
원체가 귀가 얇은 탁군이라 마음이 움직이는 것은 당연한 일. 결국 탁군은 이 세시간짜리 판타지 영화를 본 수많은 사람들 중의 한 명이 되기로 결심한다.
( 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탁군이 영화를 본 다음날부터 주변에서 영화가 재미없었다는 의견이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한 점이다...--;; )
어쨌든 라스 폰 트리에의 '킹덤' 이후 가장 긴 영화 ( 탁군이 생각하기에 ) 로 기억될 이 영화는 '킹덤'과는 비교도 안 될 재미를 갖추고 있다.
영화가 시작하면 절대반지가 세상에 나타나기까지의 과정을 나레이션을 기초로 하여 약 10분정도의 시간에 담아서 관객들에게 서술한다.
이미 이 장면부터 탁군의 입은 딱 벌어진다. 특히나 그 악마 ( 이름은....?? 몰라요.....--;; ) 의 부대와 인간,엘프,드워프등 중간계 연합군의 장엄한 전투씬은 박력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 스케일만으로 보는 즐거움을 충분히 선사하고 있다.
그리고 그 이후에, 절대반지를 파괴하기 위하여 악의 땅으로 직접 들어가는 호비트 프로도와 그 동료들 ( 마법사, 전사, 엘프, 드워프는 판타지 롤플레잉의 기본 파티구성이다. ) 의 기나긴 여행.
어떻게 보면 이 구성은 자칫 지루함을 줄 수도 있다. 영화는 생각했던 것만큼 액션이 많지는 않았으며 그저 얘네들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마치 서사시처럼 사건을 죽 나열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그저 이야기의 나열에 불과한 구성을 취하고 있으면서도 전혀 지루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 이 점은 탁군도 스스로 놀라워하고 있으며 아직도 그 정확한 이유를 파악하기는 힘들다. )
거기다가 후반 라스트 약 30분에 걸친 전투씬은 넘치는 박력과 비장미가 적절히 감돌고 있어 적절한 라스트 ( 실은 너무 멋졌다! )를 관객에게 선사하고 있다.
( 사실 그 이전의 전투씬은 탁군은 그리 큰 감흥을 받지 못했다. 싸울만 하면 도망치는 구성의 반복이었으니까. 특히 광산의 전투는 특수효과로 도배한 불괴물이 등장해서 어떤 황당함마저 안겨주었다. )
영화는 절대반지의 진정한 두려움 ( 반지를 보기만 해도 누구나 욕망에 사로잡힌다. ) 을 알게 된 프로도가 다른 한 명의 동료와 함께 홀로 길을 떠나는 것으로 마무리 짓는다.
영화를 본 많은 사람들이 너무 갑작스럽게 끝난다는 얘기를 많이 해서 탁군은 어떤 마음의 준비 비스무리한 것을 하고 극장 안으로 들어갔었다.
어떤 상황하에서 끝난다고 해도 절대 놀라지 않겠다는. 하지만 실상은 영화는 다른 연작시리즈 영화들이 그렇듯이 ( 스타 워즈를 생각해보자. ) 하나의 에피소드를 완결시켜주고 끝나고 있었다.
이것은 아마도 반지의 제왕이 스타워즈같은 연작 시리즈가 아니라 그저 하나의 판타지 블럭버스터라고만 생각하고 극장을 찾은 분들의 착각에서 나온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 탁군은 영화를 보는 내내 과연 어떤 식으로 갑자기 끝을 맺을까하는 점에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었다. 탁군이 생각한 타이밍은 중반에 광산에서 주인공들이 수많은 오크족들에게 둘러쌓이면서 끝나리라고까지 생각했었다. )
감독인 피터 잭슨은 호러팬들에게는 의외의 선택을 했다고들 생각한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피터 잭슨은 재기넘치는 영화를 만들어 온 감독이지 정통적인 의미의 호러영화 감독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의 필모그래피 7편 ( '반지의 제왕'을 포함해서 ) 중 절반 ( 포가튼 실버, 천상의 피조물, 반지의 제왕 )이 비호러계열의 영화들이었고, 그의 최근 프로젝트는 '킹콩'의 리메이크였다는 점을 상기해볼 때 어쩌면 거대한 하나의 판타지 세계를 이루고 있는 반지의 제왕의 감독으로써는 피터 잭슨이 적절했다는 생각이 든다.
( 그의 연출력이 웅장한 전투씬 같은 곳에 적합했다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적어도 그 세계를 스크린에 펼쳐보일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은 피터 잭슨 정도밖에는 떠오르지 않는다. )
영화 반지의 제왕은 재미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톨킨의 소설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가지게 만들었을 정도이다.
그리고 탁군은 올 겨울 ( 어쩌면 한국엔 내년 초가 될지도 모르지만 ) 반지의 제왕의 두번째 이야기를 보러 극장을 다시 찾을 것이다. 액션이 추가되었다는 반지의 제왕 2편. 올 겨울이 기대된다.
p.s. 1.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은 원작이 그런 줄은 모르겠으나 마법사 '간돌프' - 이름만 보면 이 친구가 드워프같다..--;; - 가 거의 활약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처음 오크들과 싸울 때, 난 간돌프가 최소한 파이어볼이라도 쓸 줄 알았더니 옆에서 칼질하고 있더라....--;;
( 하긴 마법을 남발했으면 던전앤드래곤이 되었을지도....그래도 아쉬워.... )
2. 프로도를 비롯한 호비트 종족의 표현. 난장이 배우가 아닐 것 같은데도 전혀 어색함이 없었다. 정말 놀라운 기술. ( 어쩌면 진짜 난장이?? )
프로도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캐릭터임. ( 맨날 겁에 잔뜩 질린 얼굴을 하고 있다..... )
3. 가장 멋있는 캐릭터는 당연 아라곤.왕족이라는게 밝혀져서 좀 그랬지만 스트라이더로써의 카리스마는 굳!
( 역시 탁군은 떠돌이 낭인을 좋아한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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