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그마타> 호러의 탈을 뒤집어 쓴 드라마
글: 원상이
2001년 10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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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전자의 경우엔 여러가지 영화들이 그 자리를 메꿀 수 있지만 후자의 경우엔 거의 대부분이 ( 호러장르영화에 있어서 ) 오컬트 영화라는 것은 부인 할 수없는 사실인 듯 하다.
그래, 탁군은 오컬트영화를 싫어한다. 그것도 전나게. (--;;) 탁군이 선택하는 대부분의 오컬트 영화들은 동호회의 상영회에서 보는 반강제적인 경우나 아니면 순전히 호러광으로써의 의무감에 의한 선택일 경우가 많다. ( 물론, 오컬트 영화중에서 재미있는 영화들도 있다. 허나, 적다. )
심령에 의한 공포를 다룬 오컬트장르의 영화들은 어지간히 잘 만들지 않는 한 자극적인 화면에 길들여진 탁군을 만족시킬 순 없는 것이다.
언제나처럼 잡설이 길었는데, 이러다가는 이게 오컬트 까대기가 될 것이기 때문에 지금 이야기할 영화로 다시 돌아오도록 하겠다. 하지만 이미 이 글의 방향이 어느 쪽으로 흘러갈지는 능히 짐작이 가능하리라고 믿는다.
아직 확인한 바는 없지만 ( 한마디로 아직 못봤다는 얘기다. ) 재작년 '스터 오브 에코'란 호러영화와 거의 동시에 개봉했던 '스티그마타'. '성흔'을 뜻하는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이 영화는 심령과 악마를 다룬 또 하나의 오컬트 영화이다.
( 탁군이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단 하나. '캐리 2' 때와 마찬가지로 동네 비디오 가게에서 대여료가 500원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
앤드류라는 신부 (일종의 '이적'조사원 노릇을 하고 있다.. ) 와 성흔이 몸에 나타난 프랭키라는 무신론자 헤어드레서의 고통스러운 투병일지를 다룬 영화는 뮤직비디오를 찍은 경력을 지니고 있는 감독들이 다 그렇듯이 화려한 화면빨로 관객을 공략하러 용을 쓴다.
근데, 그래서? 화면이 아무리 예쁘면 무엇하겠는가. 내용이 볼 것없는 영화는 액션영화가 아닐바에야 어떤 공을 들이더라도 관객에게는 지루함만을 안겨줄 뿐이다.
처음 성흔이 나타나는 순간의 긴장감을 즐길새도 없이 영화는 질질 늘어지기 시작한다. 영화에서 유일한 볼거리인 성흔이 나타나는 장면의 간극은 길어서 ( 실제로는 짧을 지 몰라도 ) 중간중간의 스토리진행은 짜증을 불러일으키고 ( 그렇다고 해서 그 내용들중에 그렇게 쓸만한 내용이 있는 것도 아니다. ) 이 성흔 장면만 해도 거의 같은 패턴에 불과해 ( 웃고 있던 프랭키 플래시 펑펑 터지며 고통에 몸을 뒤흔단다. 엄마 미워어어어어~~~ ( 이 모든 '스티그마타'현상은 주책바가지 프랭키 엄마의 탓이다. ) ) 4번째 성흔이 나타나는 막바지에 이르면 유일한 볼거리로써의 기능마저 잃어버리고 만다.
그리고 아쉬운 점은 감독이 다른 오컬트 영화의 형식 ( 악마야 물러가랏! 크아아아 우웨엑 -토하는 소리- ) 과의 차별점을 두려한 점이 오히려 영화의 지루함을 더해주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영화에서 위협적인 존재인 프랭키 육신의 지배자는 다른 영화들이 그렇듯 악마가 아니다. 바티칸의 음모에 희생된 '순교자'인 것이다. 예수의 실제 복음서를 발견하고 바티칸에서 쫓겨난 신부의 영혼이 묵주에 옮겨져 프랭키에게 씌인 것이다.
따라서 성직자인 신부의 영혼이 ( 물론, 일종의 원혼이긴 하지만 ) 영화를 무섭게 만들수는 없는 것이다. 그는 신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린 자가 아니지 않은가. ( 사실 차라리 그런 식으로 만들어서 마지막에 추기경을 아작내버리면 더 재미있어졌을지도 모른다. ) 그래서 영화는 예정된 해피엔딩을 향하여 달려간다.
물론, 바티칸의 은폐음모에 관련하여 그 이면에 숨겨진 내용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을 수도 있지만 이게 무슨 '컨스피러시 지저스'도 아니고 오컬트 호러를 기대한 사람들에게는 실망만 안겨줄 뿐이다.
'스티그마타'는 독특한 느낌의 드라마이다. 한 무신론자의 신에 대하여 눈떠가는 과정과 바티칸의 음모를 다룬....그리고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호러영화로 보기에는 미흡한 감이 많다.
p.s. 출시된 비디오에는 프랭키가 '순교'하는 것으로 처리된 또다른 엔딩이 포함되어 있는데, 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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