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드 얼라이브> 명불허전 :::
원상이 | 2001년 10월 19일
조회 3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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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군은 같은 영화를 두 번, 세 번 보는 것을 그리 즐기지 않는다. 처음 봤을 때의 좋은 감정이 재감상을 통해서 싸그리 무너지는 경험을 여러번 해 본 사람이라면 탁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 보통 탁군의 형이란 사람이 선호하는 B급 액션영화에서 이런 경향은 두드러진다. '철인무적'이나 '왕중왕'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
하지만 그런 탁군에게도 도저히 재감상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영화들이 있으니 그것이 혹시라도 영화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재감상을 하는 예술영화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미안하지만 저기 왼 쪽 위에 보면 '뒤로'라는 버튼이 있으니 그걸 클릭해주시길. ( 싸가지 없남...--;; )
예술영화는 어려우면 탁군은 다시는 거들떠도 안본다. 실례로 탁군은 크지쉬토프 키에슬롭스키 ( 우에엑~~~지겨운 스키 브라더들.... ) 의 '블루'를 단지 이해가 안된다는 이유로 10번이나 머리속에 '우겨넣은' 친구와 관계를 끊은 적이 있다.
자, 그럼 탁군의 재감상 필수 영화들은? 일단 5번 정도 본 영화들은 제쳐두고 그 횟수가 15번에서 20번 정도 되는 영화는 단 두 편인데, 하나는 눈물없이 볼 수없는 희대의 걸작 '영웅본색' ( 진짜 비디오로 보고 극장에서 다시 본 영화는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거다 ) 과 나머지 하나가 바로 스플래터 호러의 최고봉 피터 잭슨 감독의 1992년작 '브레인데드' ( 혹은 데드 얼라이브 ) 이다.
우연히 뉴질랜드의 오리지날 버전인 104분짜리 ( 미국판은 97분, 한국판은 약 80분...--;; ) '브레인데드'를 보며 탁군은 오랫만에 온 몸에 끓어오르는 희열을 맛볼 수가 있었다.
이 너무나도 유명한 코미디 호러 영화는 거의 대부분의 호러팬들이 알고 있듯, 좀비로 변해버린 자신의 엄마와 동네 신부,간호사, 건달들과 얽히고 설키는 불쌍한 주인공 '라이오넬'의 좌충우돌 좀비사육기를 다루고 있다.
좀비가 등장하다 보니 피칠갑은 기본이요, 사지절단은 보너스, 거기에다 당분간은 절대 볼 수없을 것이라 여겨지는 좀비의 정사장면과 출산장면이 보는 사람의 비위를 자극하고 있다. ( 따라서 잔잔한 오컬트 영화를 좋아하는 호러팬들은 '브레인데드'를 열라 싫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
하지만, 단지 잔인함만으로 승부했다면 영화는 그저 어둠속을 떠돌며 '저 영화 잔인해,수군수군. ' '보다가 기절했다며 소곤소곤' 같은 식의 악명만이 쌓였을 것이다.
영화는 이런 식의 반응을 피하기 위해 대부분의 스플래터 호러영화들이 그러하듯 두가지의 전략을 선택한다.
첫째, 기왕 보여줄거 아주 막나가버릴 것. 영화의 대부분의 고어씬은 그 잔인함이 정말 다른 수많은 호러영화들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정도이다. 숟가락으로 머리를 뚫어버리고, 손을 집어넣어 피해자가 보는 앞에서 심장을 꺼낸다.
발차기 한 방에 머리가 날아가는 등, 영화속에 등장하는 피의 양만 봐도 그 정도가 엄청나다는 것은 능히 짐작할 수 있다.
급기야는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 라이오넬이 잔다깎기 기계로 모든 좀비들을 싸그리 갈아버리는데, 말로만 들으면 굉장히 불쾌할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너무 막나가다 보니 현실감이 떨어져서 보기엔 더 편하다고나 할까.
극단적으로 과장된 고어씬이 관객의 불편함을 덜어주는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다. ( 실제로 라이오넬의 좀비 학살씬자체보다 13일의 금요일에서 제이슨이 희생자 한 명 한명을 처단하는게 더 잔인하게 느껴진다. )
두번째, 첫번째 요소와도 무관하지 않은 유머를 영화속에 집어넣는 것이다.
영화는 패러디의 방법으로 유머의 요소를 곳곳에 포진한다. 라이오넬과 베라( 라이오넬의 엄마 ) 의 관계는 히치콕의 '싸이코'의 명백한 패러디이며 ( 후반부에 라이오넬 아버지의 취미가 새박제라는 것에서도 명백히 드러난다. ).....
음...또 있었던 것 같은데 패러디는 더 이상 생각이 나지 않는다....( 아아 이 얼마나 무성의한 감상평인가!!!!! )
그 외에 5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답게 촌티나는 주인공들의 행동들, 그리고 마치 슬랩스틱 코미디언을 연상시키는 주인공 티모시 발므의 오버액션,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유발되는 웃음 ( 좀비 중의 한 명의 내장이 빠져나왔는데 내장만 살아 돌아다닌다든가, 좀비가 된 베라가 파퀴타의 개를 먹었는데 그저 '당신 엄마가 내 개를 잡아먹었어요'라고만 말한다든가 하는...대체 이 영화속 주인공들의 머리엔 뭐가 들었는지....--;; )
등 영화는 시종일관 웃음을 참을 수 없게 만들어주고 있다.
이제 영화 '브레인데드'는 호러팬들에게 하나의 전설이 되었다. 이 영화의 감독 피터 잭슨은 지금 '반지전쟁'이라는 블럭버스터를 찍고 있으니 당분간의 그의 재기발랄한 호러영화를 볼 수는 없을 것이고, 또 '브레인데드'를 뛰어넘는 영화가 조만간 나올 수 있으리라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브레인데드'라는 전설을 뛰어넘을 영화, 그 영화가 보고 싶다.
p.s. 1. 감독 피터 잭슨은 영화속에서 장의사의 조수로 잠깐 등장한다. 그의 광기어린 연기는 또하나의 볼거리.
2. 출시판 데드 얼라이브는 거의 20여분이 무참히 짤려나갔다. 하지만 고어씬에 그리 단련되지 않은 사람이라면 ( 혹은 호러영화를 그다지 즐기지 않는다면 ) 출시판을 봐도 상관없다. 단지 극의 분위기를 즐긴다는 기분으로 '상상'하며 본다면....
3. 뉴질랜드판 '브레인데드'는 미국 언레이티드 버전 '데드 얼라이브'에 비해 7분정도가 차이난다. 고어씬과 대화장면 몇 개가 추가된 정도이지만 추가된 고어씬 중에서도 볼만한 장면이 있으니 팬이라면 꼭 한 번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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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상이
원상이라는 이름보다는 탁사스라는 아이디로 불리기를 더 좋아하는 남자, 영화를 사랑하지만 예술영화라 이름 붙는 영화를 보면 닭살 돋는 남자....
호러영화를 좋아하고 호러영화 좋아하는 사람들을 정신병자 취급하는 사회를 증오하는 남자 탁사스임다...잘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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