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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사계절의 상인 (The Merchant of Four Seasons, 1971) :::

김학현 (ginger) | 3/15 Tue 22:38
조회 7659

나 자신만의 존재 이유를 찾을 순 없었을까?

둥그렇게 등을 말고 돌아선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처음부터 그는 없었다.

힘없는 아들. 유혹에 빠진 경찰관. 과일 장사꾼. 술 주정하는 남편. 무관심한 아버지.

그 어느 캐릭터도 그 자신이 아니었던 것이다.

'내 하나뿐인 사랑'. 앞에서 장미를 든 간절한 표정의 청년이 바로 그. 였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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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감독
1971. 89 min. Color
German Film Awards 3개 부문 수상.

꽤나 오래 전에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를 본 이후 처음입니다. 그의 영화는.

쓸쓸하면서도 감각적인 색감이 저에겐 가장 눈에 띄는 점이었습니다.
(제가 피터 그리너웨이 등 색감 연출이 독특한 감독들을 많이 좋아 했드랬습니다.)
선명한 초록, 빨강, 파랑색들이 그렇게 쓸쓸하고 고독함을 줄 수 도 있나?
라고 생각했죠.

평범하지 않은 인물들의 조화.
중동계 이민 노동자와 나이 많은 여인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키 크고 아름다운 부인과 키 작고 무뚝뚝한 남편. (사계절의 상인)
이런 설정들이 큰 사건의 기복이 없이도 영화 스토리 전개에 충분히 긴장감을 줍니다.

정적이면서도 꼼꼼한, 긴장감을 주는 촬영 구도.
촬영이나 구도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영화 끝까지 그런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낡은 LP 플레이어에서 흘러 나오던. 노래.
진실했을 것 같은, 하지만 이미 그의 존재 이유가 되지 못하는.
사랑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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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ers' Comments

	ginger	사실 그 녀. 역시 그의 곁에 머물러 있었잖아요. 참, 4월 중에 허리우드..에서 리오픈 할 예정이라고 하죠?....허리우드.어울리지 않는 이름이에요. 아트시네마와. ㅋ. (3/16 Wed 21:51)

	ginger	맞아요 마지막이에요~ㅡ.ㅜ..저도 힘을 내서 한번 더 가보려고 생각중입니다. 하지만 이해하기 좀 힘듭니다.그와 관련된 사람들과의 관계는 오히려 좋아져 가는 중인 것 같았는데.(표면적으론 말이죠) (3/16 Wed 21:48)

	대굴대굴	사람은 아무래도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느끼는 모양이에요. 잘하면 이번 달 말에나 발걸음을 옮길 수 있을 거 같네요. 아트시네마에 마지막으로 가 봐야 하는데... (3/16 Wed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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